우선 '오타쿠'는 뭘 의미 하는 것일까.
お宅(おたく). 일본어로 '당신', '댁'이라는 뜻을 지닌 이인칭 대명사로, 원래는 매우 공손한 극존칭의 표현이다.
라고 카더라.
하지만 지금은?
<에헤헤 나는 매기죠타....>
그렇다. 뭔가, 어딘가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 그쪽 취미에 박식한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부른다.
물론 한국에서 이러한 의미가 매우 변형되어 있지만, 이런 부분은 나중에 설명토록하고, 정말 '사전적' 정의로만 따져보자.
사전적 의미가 위에서 말한 '어딘가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예시를 조금 들어보겠다.
수학의 정석에 푹 빠져있는 놈
축구에 푹 빠져있는 놈
걸그룹에 푹 빠져있는 놈
봅슬레이에 푹 빠져있는 놈
위의 놈들은 오타쿠라고 부르지 않는다.
왜? 분명히 뭔가에 빠져있다는 점으로 보자면 오타쿠아닌가?
그렇다 위의 예시는 오타쿠에 대한 사전적 의미가 2% 아니, 많이 부족한 정의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부터 필자가 그간 입과 손가락이 마르고 닳도록 네이버 블로그에 썼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적어보겠다.
1. 주류 문화에 빠졌다면 오타쿠로 불리지 않는다.
<축덕...이라고는 하는데, 축구 오타쿠라고는 안하잖아?>
비주류의 것, 유명하지 않은 것, 대중적이지 않은 것을 좋아하면 '오타쿠'라고 불린다.
2. 생산적이면 안된다.
여기서 생산적이면 안된다는 건 빠진 것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직접적으로 되는 것을 의미한다.
축구, 수학의 정석 페티시즘을 가지고 있다면,
축구를 통해서 체력을 증진시킬 것이고
수학의 정석을 통해 자신의 수학 성적을 올린다.
<ㅎㅎ...나는 수하긔 정서기 죠타...미친놈>
하지만 취미 자체는 생산적이지 않을 지라도, 만약 그 취미를 통해서 돈을 번다면 그것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직업을 가졌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 드라마에 출연한 '데이비드 테런트'가 있다.
<어렸을 적 부터, 닥터후의 광팬이였던 데이비드, 닥터후에 닥터 역으로 직접 출연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3. 외향적인 것은 왠지 오타쿠로 분류되지 않는다.
봅슬레이에 빠져있다고 오타쿠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분명히 비주류고, 생산적이지도 않지만 오타쿠라고는 불리지 않는 것이다.
자세한 예시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알테니 생략.
자, 정리해보자면....
오타쿠는
어딘가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단어고
빠져있는 취미는, 비주류적이고, 비생산적이고, 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
라고 정의가 가능하겠다.
하지만, 이는 정말, 정직하게 오타쿠의 의미를 반영한 것이고, 한국에서 오타쿠는
그저 일본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단어다.
지금 당장 네이버에 '애니 블로그' 라고 쳐서 아무곳이나 들어가보자.
당신은 그 블로거를 오타쿠라고 부를 것이다.
왤까.
그 분야(애니)에 박식하지도 않고 그냥 ~~쨩 다이스키! 를 외칠 뿐인데, 오타쿠로 불린다.
즉, 한국에서 오타쿠라는 단어는, 그 분야에 박식하던 말던, 비주류던 주류던, 생산적이던 비생산적이던
일본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한다면 오타쿠로 불리는 것이다.
자, 오타쿠의 정의는 끝났다.
그럼 이제 흔히들 혼동해서 쓰이는 오타쿠와, 오덕후, 히키코모리의 정의를 각각 내려보자.
우선 간단하게 오타쿠 / 오덕후와의 차이를 알아보겠다.
오덕후, 오타쿠의 '타쿠' 부분을 역축약시켜서 '덕후'로 늘려 탄생한 새로운 신조어다.
물론 오덕후 또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말하기는 하지만,
오덕후는 대부분의 취미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축구에 빠진 사람들은 '축덕'이라 부르고
철도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철덕'이라 부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오타쿠 / 히키코모리와의 차이는 딱 한가지가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한데,
바로 '친목'의 여부다.
오타쿠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세계를 공유하지만
히키코모리는 철저히 자신만의 세계에 자신만이 산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즉, 오타쿠, 오덕후, 히키코모리의 관계를 따지면 이렇게 되겠다.
오덕후 아래에 오타쿠의 개념이 존재하고, 오타쿠 아래에 히키코모리가 존재하지만,
오덕후 아래에도 바로 히키코모리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풀이해보자면,
오덕후는 걍 취미생활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다, 다만 조금 더 남들보다 좋아 할뿐
오타쿠도 걍 취미생활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데, 다만 일본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말하고.
히키코모리도 뭔가에 푹 빠져 있다.
다만 외부와의 소통은 안하는, 나쁘게 말하자면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들이고,
그와 동시에 이 사람들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기도, 아니면 보통의 취미에 빠져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오타쿠와 팬, 마니아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오타쿠, 팬, 마니아 이렇게 3개의 그룹은 다음과 같이 정의가 가능하다.
다만 위에서 말했듯이, 오타쿠는 일본의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조금 변했다.
원래의 관계도는
팬은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
마니아는 좋아하는 분야를 분석하고
오타쿠는 분석을 넘어, 커스터마이징을 하기도 한다.
한 대상을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분류가 되었지만.
현재 한국에서의 관계도를 새로이 그려보자면
이렇다고 볼 수 있다.
오타쿠들도 이젠 그저 일본 엔터테인먼트의 마니아 정도의 개념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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